라스베이거스, 마카오 등지에 세계 최대 카지노 제국을 건설했던 사업가이자 ‘공화당 돈줄’로 알려진 셸던 애덜슨이 11일(현지 시각) 사망했다. 향년 87세.
12일 그의 회사인 라스베이거스 샌즈그룹은 애덜슨의 사인(死因)에 대해 “혈액암의 일종인 비호지킨 림프종 합병증 때문”이라고 밝혔다.
‘카지노와 리조트의 황제’로 불렸던 애덜슨은 1933년 유대인 택시 운전기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열두 살 때 삼촌에게 200달러를 빌려 신문 가판 사업을 시작한 뒤 사탕 가게, 아이스크림 판매원, 대출 브로커, 투자 자문가, 벤처 캐피털리스트, 잡지 경영인 등을 전전했다.
1960년대 초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돈을 번 애덜슨은 고향 보스턴으로 귀향, 기업 투자자로 성공가도를 달리다 1960년대 말 주식 폭락으로 빈털터리가 됐다. 재기를 노리던 그는 1971년 조그만 컴퓨터 잡지사를 인수한 뒤 한 아파트 전시회에서 컨벤션 산업이 돈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잡지사 지분과 아파트를 처분해 1975년 매사추세츠주 니드엄에서 인터페이스그룹을 창업하고 1979년 라스베이거스 MGM그랜드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첫 컴덱스쇼를 열었다. 컴덱스쇼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1980년대 후반 순이익 2억5000만달러를 올리는 등 컨벤션 산업의 1인자가 됐다.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에 걸쳐 애틀랜타, 라스베이거스를 오가며 컴덱스쇼를 개최하던 그는 1980년대 후반 호텔과 카지노 사업에 진출한다. 호텔을 사기로 결심한 그는 1988년 샌즈호텔을 1억2800만달러(약 1400억원)에 인수한 뒤 컨벤션 센터(투자비 1억5000만달러), 대형 전시관(6000만달러), 대형 쇼핑몰을 추가로 지어 1989년 재개장했다.
이후 1999년 애덜슨은 샌즈호텔을 허물고 16억달러(약 1조7000억원)를 들여 3000개의 객실, 초대형 컨벤션센터, 호화 쇼핑몰, 대형 카지노가 들어선 베네치안 테마파크 호텔 & 리조트를 개장했다. 사막 위 물길에서 뱃사공이 노래를 부르며 노를 젓는 곤돌라로 유명한 이 복합 리조트에 관광객이 몰리면서 그는 돈방석에 올라앉았다. 같은 시기 복합 리조트 호텔 건설 붐이 불면서 그는 ‘환락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에 예술, 테크놀로지, 혁신의 공기를 불어넣었다는 명성을 얻었고 라스베이거스 샌즈그룹은 세계 최대의 카지노, 컨벤션 업체로 성장했다.
성공의 정점에 다다른 애덜슨은 그가 일군 막대한 부를 미국과 이스라엘에서 우익 정치 의제를 장려하기 위해 사용해왔다. 거액의 정치자금을 후원해 ‘공화당의 큰손’이라 불리는 그는 2016년 트럼프 대선 캠프의 최대 후원자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 준비위원회에 후원금 500만달러(약 55억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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