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한 해의 절반이 끝나고 하반기에 돌입했다. 더위가 기승인데다 역대급 폭염의 열돔현상에 마스크까지 착용하니 더욱더 힘든 여름이다. 이럴 때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삼복더위라 하여 무더운 한 여름철에 건강을 지키기 위해 특별한 날을 정하여 보신효과가 뛰어난 음식을 먹는 풍습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더위에 차가운 음식만 섭취하게 되면 위장과 간을 손상시키기 쉬운데 오히려 따뜻한 음식을 먹어 위장과 간을 보호해야 한다고 하여 뜨거운 음식을 먹는데 그로인해 ‘이열치열’이란 말이 생겨났다. 그래서 오늘은 더위에 지친 내 몸을 위해 대표적인 보양음식인 삼계탕 맛집 다섯곳을 만나보자.
1. 신길동 – 원조호수삼계탕
처음 소개할 곳은 서울 3대 삼계탕이라고 칭하는 호수삼계탕의 단일메뉴인 들깨 삼계탕이다. 우리가 생각하던 비주얼이 아닌 풀을 쒀 놓은 것 같은 찐득한 국물이 새롭다. 처음 식당에 들어가면 인원수로 주문이 들어가고 테이블 세팅을 해준다. 메뉴는 깍두기, 고추, 그리고 특이하게 통오이를 같이 내준다. 이 집의 마스코트라고 불리는 고추장과 오이를 찍어먹으면 입에 착착 감기면서 입맛을 돋구는데 안성맞춤이다. 오이를 먹다보면 눅진한 국물이 느껴지는 삼계탕이 나온다. 닭이랑 인삼, 약간의 찰밥이 들어가 있고,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 사람도 종종 볼 수 있다. 진득하고 걸쭉한 국물은 수프보다 진하고 약간 싱겁게 나오기 때문에 취향에 맞게 소금으로 간하여 즐기면 된다. 이 집의 삼계탕은 특유의 국물로 인해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한번 먹어보면 다시 한번 생각나는 맛이다.
2. 종로구 – 토속촌
두번째로 소개할 곳은 국내에서 삼계탕으로 가장 유명한 곳 중 하나이자 오래된 노포식당, 대통령의 맛집으로도 유명한 토속촌이다. 경복궁 근처에 위치해 있어 외국인관광객에게도 인기가 많다. 멀리서도 보이는 큰 기와집이 잘사는 양반집에 방문한 느낌을 준다. 내부 역시 황토빛 벽과 목재의 결을 잘 살린 깔끔한 한옥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이 집의 특징은 삼계탕에 각종 견과류가 들어가 있어 자양강장에 효과적이고 고소한 국물을 느낄 수 있다. 기본 삼계탕부터 오골계, 산삼배양근 등으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니 취향껏 주문하면 된다. 기본찬으로 깍두기와 배추김치가 나오고 은은한 향이 인상적인 인삼주가 식전주로 한잔씩 서빙된다. 뚝배기에 부글부글 끓여 나오는 삼계탕은 향부터 고소함을 풍기고 진한국물은 끝 맛에 은은한 한약맛이 베어있다. 적당하게 삶아내어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을 잘 살려내었고 소금에도, 같이 나오는 마늘과 쌈장에도 잘 어울린다. 이곳에서 식사를 하고 나면 몸이 따뜻해지고 건강해지는 느낌을 가득 받을 수 있어 비싼가격이 아깝지 않은 곳이다.
3. 중구 -고려삼계탕
1960년에 국내에서 처음 삼계탕 전문 식당을 개업한 곳이자 미슐랭가이드, 서울미래유산 등 많은 곳에서 인정받은 시청역의 터줏대감 고려삼계탕은 맑은 국물의 진하고 시원한 맛의 삼계탕을 선보인다. 삼계탕의 내용물이 흘러나오지 않도록 엑스자로 꼬는 방법도 이 곳에서 개발한 곳이라는 걸 보면 사장님이 맑은 국물을 얼마나 중요시 했는지 알 수 있다. 기본 삼계탕부터 오골계탕, 산삼, 전복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고, 손님이 많은 곳이다 보니 주문하는 즉시 팔팔 끓는 삼계탕이 김치, 깍두기, 생마늘, 인삼주와 함께 서빙된다. 맑고 시원한 국물에 쫄깃한 고기와 뱃속 가득한 찹쌀밥은 무더위 속 든든한 보양식 한그릇을 챙겨주는 곳이다.
4. 종로 – 마당너른집
이번에 소개할 곳은 대학로 근처에 위치해 있고 평상이 높여진 마당이 정겨운 마당너른집이다. 이제까지 소개했던 다른 식당들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소박하고 정갈한 분위기가 매력적이다. 특히 주문하면 테이블마다 하얀종이를 깔고 그 위에 찬을 놓아주는데 요즘 같은 시기에 위생적으로 느껴져 더욱 믿음직스럽다. 메뉴는 기본삼계탕부터 들깨, 녹두, 영양으로 나눠져 있다. 대표메뉴는 하얀고 진득한 국물이 매력적인 들깨 삼계탕으로 들깨의 고소함이 극대화되어 있어 부드러운 고기와 국물 한 숟가락을 맛보면 절로 감탄을 자아낸다. 또한 이 곳이 인기 있는 이유로는 삼계탕의 한방냄새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알맞아 아이가 있는 가족들에게 추천하는 곳이다.
5. 강서구 – 발산삼계탕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재료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한 발산 삼계탕은 엄선하여 선별한 신선하고 질 좋은 재료로 든든한 한상을 선보이는 곳이다. 신선육만을 사용하고 공장지대가 없어 중금속에 오염되지 않은 강화도 교동쌀, 신안 천일염에 함초가루와 다시마 가루를 넣어 만든 저염소금, 정수물 등 모든 음식에 정성을 한가득 담았다. 여러잡곡을 계절별로 다르게 배합하여 만든다는 육수에도 마음이 느껴진다.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3가지 메뉴가 준비되어 있고 기본찬은 배추김치, 깍두기, 마늘고추장장아찌, 저염소금이 세팅된다. 잣과 파채가 올라간 삼계탕은 10여가지의 잡곡으로 만든 국물이 진하고 구수하면서 고소하기까지 하다. 모든 재료의 신선함을 느낄 수 있는 뚝배기 한 그릇은 이열치열이란 단어 그대로 시원하면서 개운한 기분을 선사한다. 여름철 삼계탕이 왜 대표적인 보양음식인지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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