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알파고를 이긴 유일한 인류 이세돌(40). 그가 바둑알을 내려놓고 포커 카드를 들었다. 2019년 프로바둑기사에서 은퇴한 그가 4년 만에 새 도전에 나선다. 오는 16일 경기도 광명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열릴 ‘엠투어(M-Tour)’ 스타초청대회에 출전한다. 종목은 대표적인 포커게임으로 텍사스 홀덤을 줄여 부르는 ‘홀덤’. 상대는 드라마 ‘올인’ 주인공 이병헌의 실제 모델인 차민수다.
프로게이머 출신 홍진호와 임요환, 바둑기사 출신 김지운·최철한 등에 이어, 바둑계를 평정한 이세돌이 ‘포커판’에 뛰어 들었다. 이세돌은 14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게임은 오래 전부터 좋아했고 룰 자체를 알고 있었지만, 홀덤 경력이나 실력은 일천하다. 제대로 한지는 몇 개월 밖에 안됐고 최근 홀덤펍에 2번 다녀온 정도다. 바둑은 9단이지만 홀린이(홀덤+어린이)”라며 웃었다.
홀덤을 시작한 계기에 대해 “홀덤과 바둑이 엄청나게 많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굉장히 엇비슷한 면이 많다. 홀덤 만큼 흥미롭고 재미있는 ‘마인드 스포츠’가 없지 않나 생각했다”고 했다.
홀덤과 바둑의 공통점을 묻자 이세돌은 “단순 전략게임이 아닌 추상 전략게임이다. 상대와 심리전을 펼치고 스타일이 탄로 나면 바꿔서 대응하는 것도 똑같다. 홀덤은 카드 2장만 받아도 엄청난 확률이 나오고, 그 확률 속에서 싸운다. 내 패 2장을 갖고 시작해 상대와 5장을 공유한다는 게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했다.
홀덤은 보통 2~9명이 테이블에 앉아 개인별 손패 2장씩 받은 뒤, 모든 플레이어가 공유하는 카드 5장으로 족보를 맞추는 방식이다. 7장 중 최종승부를 낼 5장의 카드 조합이 높은 쪽이 승리한다. 원페어(숫자 같은 카드 2장)→투페어(2쌍의 페어)→스트레이트(숫자 이어지는 5장 카드) 등 순으로 승부가 갈린다. 베팅은 무한대로 가능하고, 좋은 핸드를 가진 것처럼 액션을 취해 상대를 죽이는 블러핑(이른바 뻥카)도 필요한 두뇌 게임이다.
그렇다면 홀덤과 바둑 중 어느 쪽이 확률이 복잡한 게임일까. 이세돌은 “홀덤은 카드 52장을 사용하고, 바둑은 361칸에 바둑알은 무제한이다. 확률로 계산하면 바둑이 훨씬 오묘하지만, 홀덤은 무제한으로 늘어날 수 있다. 바둑은 모든 걸 오픈하지만, 홀덤은 손패 2장을 감추는 데다 ‘일대일’이 아닌 ’일대 다’의 대결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세돌은 바둑기사 시절 되받아치는 실리형이었다. 홀덤 플레이 스타일을 묻자 “홀덤은 아무래도 초반에 올인하기 보다는 수비쪽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다. 수비적으로 갔다가 공격적으로 베팅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바둑은 양지에서 아이들도 배우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포커를 ‘음지’ 또는 ‘도박’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다. 이세돌은 “실제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들었다. 사행성이 있어서는 안되고 너무 운에만 의존해서도 안된다. 그러지 않도록 어른들이 막는다면, 어린아이들이나 학생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홀덤이 ‘마인드 스포츠’임을 거듭 설명했다. 그는 “바둑에서도 자기만의 것들이 확실히 정립되면 걸 ‘기풍’이라고 하는데, 홀덤 고수들은 일대 다수가 맞붙는다고 해서 한번에 무너지는 게 굉장히 드물다”며 “운이 절대적이지 않고, 사실상 실력이 90%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10판을 해서 승부가 7대3이라면 100번 붙으면 70번 승리, 즉 엄청나게 차이가 벌어진다는 의미다. 결국 확률 싸움이고 엄연한 실력이 필요한 ‘마인드 스포츠’”라고 했다. 최근 홀덤에 관심을 갖는 여성들도 늘고 있다. 홀덤은 2028년 LA올림픽 시범종목 채택이 거론되기도 한다.
이세돌은 2016년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세기의 대국에서 3연패를 당한 뒤 백 78수로 첫 승을 따냈다. 홀덤에서도 알파고 같은 AI가 나올까. 이세돌은 “2016년에도 비슷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데, 당시 난 무조건 인간이 이길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대결을 앞두고 구글 CEO 말을 듣는데 내가 이미 진 사람 같은 느낌이었다”고 회상한 뒤 “1, 2국은 상대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였고, 3국 때는 심리적으로 무너졌다. 4국은 운 좋게 이겼지만 당시엔 낮은 버전이었고 이제는 사실상 이길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전 바둑을 예술적, 학문적 접근방식으로 배웠는데, 인공지능은 절대 이길 수가 없더라. 이제 그렇게 까지 가치가 있을까 의문이 들기 시작했고, 결국 알파고와 대결이 은퇴 결정까지 영향을 미친 셈이다. 은퇴 후 바둑을 거의 안 두다가, 며칠 전에 AI를 상대로 접바둑을 뒀는데 졌다”며 웃었다.
홀덤 AI와 사람이 맞붙으면 어떻게 될까. 이세돌은 “아직은 AI가 어려울 거다. 정보 공개도 적은 데다 실시간 베팅도 이뤄지는 만큼 캐치하기 쉽지 않을 거다. 다만 AI가 일대일 대결을 하거나 많은 출전 경험이 있는 선수와 맞붙는다면 해볼 만 할거다. 반면 데이터가 없는 선수와 하면 불리할 것”이라고 했다.
이세돌은 홀덤 AI와 맞대결할 의향이 있을까. 이세돌은 “홀덤으로요? 제가 뭐 너무 많은 데이터 제공이 안 된 상태라면 충분히 해볼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제는 바둑기사가 아닌 홀덤 플레이어지만 이세돌 만의 특유의 자신감은 여전했다.
▶이세돌은… 나이: 41세(1983년생) 프로바둑기사: 1995년~2019년(24년) 우승: 세계대회 18회, 국내대회 32회 등 총 50회 특이사항: 2016년 AI 알파고에 승리를 거둔 인류 유일의 프로기사 별명: 센돌, 바둑천재 바둑 통산 우승상금: 약 80억원 포커 전향: 2021년 홀덤 데뷔: 16일 광명서 열릴 엠투어서 차민수(드라마 올인 실제모델)와 대결 ▶대표적인 포커게임 ‘홀덤’은… 텍사스 홀덤을 줄여 부르는 이름. 보통 2~9명이 테이블에 앉아 칩이 소진되면 탈락 ① 개인별 손패 2장씩 받아. 모든 플레이어가 공유하는 카드 5장으로 족보를 맞추는 방식 ② 바닥에 공통 카드 3장이 깔리는 ‘플랍’, 4번째 공통 카드가 깔리는 ‘턴’, 최종 5번째 공동 카드가 깔리는 ‘리버’ 순. ③ 베팅은 무한대로 가능. 참가자가 베팅을 안 따라가면 다이 ④ 7장 중 최종 승부를 낼 5장의 카드 조합이 높은 쪽이 승리 ※원페어(숫자 같은 카드 2장)→투페어(2쌍의 페어)→스트레이트(숫자 이어지는 5장 카드)→플러시(무늬 같은 카드 5장)→풀하우스(스리 오브 더 카인드+원페어)→포커(숫자 카드 같은 4장)→스트레이트 플러시(숫자 이어지고 무늬 같은 카드 5장) 순 |
[ 출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92463#hom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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